영화 <아가씨> 박찬욱 감독의 11번째 장편 영화, <헤어질 결심> 리뷰입니다.
장르: 멜로/로맨스, 드라마, 서스펜스
출연: 박해일, 탕웨이, 이정현
러닝타임: 138분
1.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해준(박해일)은 산 정상에서 추락한 남성의 변사 사건을 담당하게 됩니다. 그 남성은 출입국사무소에서 근무하다 은퇴한 기도수(유승목)였는데, 그의 아내인 서래(탕웨이)는 남편의 죽음에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해준은 서래를 심문하게 되는데 이유 모를 손등의 상처와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라고 말하는 서래를 의심하게 됩니다.
해준은 매일 밤 서래의 아파트 앞에서 잠복근무를 하며 집안에서 생활하는 그녀의 모습을 몰래 지켜봅니다. 그러다 문득 서래의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하고 자기도 모르게 서래에 대한 집착이 생겨납니다.
그녀가 범인이라는 의심은 있지만, 노인을 간병하는 일을 하고 있던 서래는 사건 당일인 월요일에 담당하는 할머니의 증언과 그 집에 들어가고 나오는 모습이 모두 cctv에 찍혀있었기 때문에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기도수가 직장 동료에게 보낸 유서를 확보하여 기도수의 사망은 자살이라고 결론을 지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용의자가 아니게 된 서래와 해준은 서로의 집을 왕래할 정도로 가깝게 지내며, 해준은 서래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서래는 중국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었는데, 불치병에 걸린 어머니의 부탁으로 직접 어머니를 안락사 시키고, 어머니가 죽기 전 말했던 호미산을 찾기 위해 한국으로 밀입국하다가 적발되어 입국 관리자인 기도수의 계략으로 그 와의 결혼 생활을 시작하게 되며 가정폭력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어느 날, 해준은 서래 대신 월요일에 담당하고 있는 할머니의 집을 가 간병하다가 그 할머니는 치매라 요일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서래와 같은 기종의 핸드폰을 쓰면서, 거동이 불편해 잘 걷지 못하는 노인임에도 기도수 사망 당일에만 138층을 올랐다는 핸드폰 기록을 보게 됩니다.
해준은 서래가 사건 당일 할머니의 집으로 와 핸드폰을 바꾸고 산을 올라가 기도수를 밀어 죽인 것을 알게 되고, 그는 자부심 있는 경찰이었지만 여자에 미쳐서 수사를 망쳤고 자신의 모든 게 붕괴되었다고 말합니다. 증거물인 할머니의 핸드폰을 서래에게 건네주며 깊은 바다에 던져 아무도 못 찾게 하라고 합니다.
2. 헤어질 결심
13개월 후, 해준은 부산을 떠나 아내가 있는 이포로 이사를 가는데, 그 곳에서 서래와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얼마 뒤, 서래의 두 번째 남편 임호신이 살해당합니다.
해준은 서래를 범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진범은 임호신에게 투자 사기를 당한 사철성이라는 인물이었습니다.
사철성은 어머니의 재산으로 투자를 했다가 사기당하게 되어 어머니 돌아가시면 임호신을 죽이겠다고 늘 이야기하고 다녔습니다.
서래는 해준과 부산에서 나눴던 마지막 대화를 녹음 파일로 가지고 있었는데 그걸 임호신이 알게 되었고, 세상에 퍼뜨리겠다고 서래를 협박했습니다. 그래서 서래는 사철성의 어머니를 자신의 어머니를 죽였던 방법으로 똑같이 죽이고 사철성이 임호신을 죽이도록 유도했던 것이었습니다.
모든걸 알게 된 해준은 서래에게 그 녹음 파일이 무슨 내용이냐고 따져 묻습니다. 서래는 당신이 나에게 사랑한다고 했던 내용이라고 하지만 해준은 그런 말 한적 없다고 말합니다.
사실 해준은 직접적으로 사랑한다고 말한 적은 없지만, 완전히 붕괴됐다며 할머니의 핸드폰을 서래에게 건네주고 가버린 그 날 서래는 해준의 마음을 확인했지만 해준은 그날 서래와 헤어질 결심을 했던 날이었습니다.
서래는 “당신이 사랑을 말한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난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라며 해준의 영원한 미제 사건이 되기 위해 깊은 바다 속으로 들어갑니다.
뒤늦게 해준이 서래를 찾으러 오지만 끝내 서래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3. 후기
영화 헤어질 결심은 사망 사건의 담당 형사인 해준이 용의자 서래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두 사람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것이 특징인 영화입니다. 사랑과 집착 그 경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며 꽤나 여운이 짙은 영화였습니다.
한 번쯤 보시길 추천드립니다.